'강제 매각 위기' 11번가, SK스퀘어가 손 뗀 진짜 속내는

'강제 매각 위기' 11번가, SK스퀘어가 손 뗀 진짜 속내는

G 0 2307 0 0

세간에서는 콜옵션 포기를 매각을 위한 명분 쌓기로 해석하기도 한다. 앞서 큐텐과 SK스퀘어가 협상한 11번가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8년 FI가 투자할 당시 인정한 기업가치(2조7000억원)의 절반도 안 된다. 이런 낮은 가치로 딜을 성사시켰다간 SK스퀘어는 주주의 원성과 사업 실패 책임론에 시달려야 한다.

내 손 피 묻히기 보다는

다만 매각 주체가 FI가 되면 SK스퀘어는 상대적으로 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FI가 빠른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강제로 회사를 넘겼다는 명분을 시장에 내세울 수 있어서다. '조건상 불가피성'을 내세우며 임직원 동요를 잠재우기도 수월해진다.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현재 SK그룹은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사실상 SK스퀘어, 11번가에서 총대를 메고 딜을 책임지고 진행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물론 워터폴 조항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는 드래그얼롱이 행사될 경우 FI가 우선적으로 투자 원금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가령 FI가 11번가를 5000억원에 매각하면 FI는 투자 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지만 SK스퀘어는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경우다. 드레그얼롱은 SK스퀘어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FI도 이 점을 알고 있는 만큼 사전에 SK스퀘어 측과 드레그얼롱에 대한 입을 맞췄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추후 큐텐과의 재협상을 점치기도 한다. 매각의 키가 SK스퀘어에서 FI로 넘어간 것일 뿐 사실상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서다. 여전히 큐텐 이외의 뚜렷한 원매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 플랫폼이라는 큰 리스크가 있다. 아마존은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 시장에서는 큐텐이 평가한 1조원 안팎의 금액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SK스퀘어와 FI가 반반씩은 나눌 수 있는 금액이다.

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11번가의 몸값을 예전처럼 높게 책정받아 매각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SK스퀘어에서는 FI에 악역을 맡기는 것이 여러모로 더 나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FI의 드래그얼롱이 앞으로 큐텐, 알리바바, 아마존 등 원매자와의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https://n.news.naver.com/article/64...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