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한 집은 뚝, 주식은 -34%, 연봉 날아갔다 직장인 절규
'금리 오르고 주가 살얼음판'... 영끌족·개미는 "울고 싶어라"
미국발 긴축 공포, 국내로 연쇄 파급 우려
올해 0.4%p나 오른 주담대, 6% 넘어설 듯'1월 악몽' 경험한 코스피, 2차 하락 우려도
-> 위 내용은 2022년02월13일 23시47분23초에 추가되었습니다.
직장인 최모(37)씨는 요즘 재테크의 '재'자만 들어도 화가 치솟는다. 저조한 투자 성적 때문이다.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현대차·삼성SDI 같은 국내 대형주에 5000만원가량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락에 평균 수익률이 -34%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겨우 장만한 아파트 가격도 불안하다. 7억4000만원대에 산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전용면적 59㎡(24평) 아파트값이 7억원으로 떨어졌다. 최씨는 "한두 달 새 1년 연봉을 까먹었다"며 "주식도, 부동산도 상투를 잡은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식으로 1억원을 굴리는 직장인 김모(37)씨의 성적도 참담하다. 지난해 바이오주 중심의 투자로 한때 150%를 넘어선 수익률은 최근 -30%로 수직 낙하했다. 김씨는 "갑작스러운 하락에 손쓸 틈 없이 손실이 커졌다"며 "추가 자금 투입도 어려워 오를 때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속이 쓰린 건 공공기관에 다니는 이모(40)씨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주식 투자로 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3종에 2800만원을 투자했다. 이 중 1500만원은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마련했다. 하지만 지금 수익률은 -40%대를 맴돈다. 이씨는 "오르는가 싶으면 떨어지고, 떨어질 땐 폭락을 반복해 계좌가 쑥대밭이 됐다"고 말했다.
'재테크 빙하기'가 닥쳤다. 자산시장에서 투자 원금을 지키지 못한 패잔병들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잘 나가던 주식시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반납했고, 암호화폐·부동산 시장도 하락기로 접어들었다. 주요국의 '긴축 공포'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린 탓이다.
지난 2020~21년 자산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부풀어 올랐다. 유례없는 초저금리와 넘치는 유동성이 낳은 결과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이자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 가깝게 낮췄고, 양적완화(QE)까지 동원해 돈을 찍어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급격한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최대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0.5%→1.25%) 올린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시중에 넘쳐난 돈이 이제 말라간다는 뜻이다.
자산시장의 대표 격인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지난 11일 2747.71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7.7% 하락했다. 지난해 상승분을 다 까먹은 셈이다. 지난해 고점(3305.21)에 비하면 16.9% 낮다. 코스닥 지수의 올해 하락률은 15.1%에 달했다.
개인들의 투자 성적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 순매수 1위인 카카오(-5.9%)를 비롯해 네이버(-4.1%), 삼성SDI(-6.1%), 크래프톤(-24.1%), 카카오뱅크(-13.2%) 등이다. 수익률은 종목별 평균 순매수 가격과 지난 11일 종가를 비교해 산출했다. 그나마 삼성전자(0.7%)가 체면치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