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투자했는데 3000만원 손실, 맘카페도 '패닉'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11일 개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의 종목별 보유 계좌수를 조사한 결과 보유 상위 종목 30개 가운데 24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보유 1위 삼성전자는 본전(-0.09%) 수준이지만 대부분 종목은 매수가 대비 20~3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손실이 불어난 건 주식시장이 급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3300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연초 2700선까지 떨어지고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개인들이 주로 투자한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카카오(-19.9%), 카카오뱅크(-28.5%), 셀트리온(-33.3%), 셀트리온헬스케어(-41.3%), SK바이오사이언스(-26.8%) 등 개미 단골 종목은 매수가 대비 손실이 20~40%에 육박합니다. 반대매매를 당한 투자자들은 손실이 50%가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30~40대 기혼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과거 육아와 부동산 관련 글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식에 대한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주로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실이 불어났다는 내용입니다.
국내 최대 여성커뮤니티 레몬테라스에서 활동하는 한 투자자는 “주식으로 1억원 넘게 손실을 보고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약 먹고 상담하니 좀 나아지는 듯하지만 불쑥불쑥 생각이 올라올 때가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글에는 공감과 위로를 보내는 댓글이 20여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주식으로 2000~5000만원 손해를 본 사례가 주를 이뤘지만, 주식 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 중도금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답글도 달렸습니다.
남편 몰래 마련한 ‘비자금’이 묶여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한 레몬테라스 회원은 “비자금을 삼성전자와 HMM에 8:2 비중으로 투자했는데 3000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며 “작년에 주식을 다 팔고 에르메스 가방을 사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습니다.
47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맘이베베 카페 회원은 “전재산을 투자했는데 1000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 그냥 묻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