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롯데 - 제4 이통사엔 관심 없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경쟁하는 제4 이동통신사와 통신사에 버금가는 매머드급 알뜰폰 사업자의 등장. 정부가 기대하는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의 결말이다. 자본력 있는 대기업이 자체 유통망과 서비스를 활용해 통신시장에 뛰어들면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 편익도 늘어난다는 시나리오다.
문제는 기업 쪽이다. 정부의 ‘당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곳을 찾기 어렵다. 수시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시장 원리가 통하지 않는 통신시장에 발을 담글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기업들의 이구동성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에 제4 이동통신사 진출을 검토해볼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분기에 제4 이동통신사 신규 사업자 후보를 발굴하고, 연내에 선정 작업까지 끝내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정부가 기업에 초대장을 보내고 있다는 소문은 올해 초부터 무성했다. 두 회사 외에도 카카오, 쿠팡, 롯데, 신세계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기업들은 소문이 돌 때마다 “검토해본 적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정부가 제4 이동통신사 유치에 나선 것은 2010년부터다. 13년간 일곱 차례 시도에도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엔 신규 사업자에 혜택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후보 기업을 공략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경쟁 촉진 방안을 통해 통신 3사가 반납한 28기가헤르츠(㎓) 주파수와 다른 주파수를 패키지로 묶어 제공하고, 주파수 할당 대가도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통신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알뜰폰 사업자를 유치하기 위한 대책도 함께 내놓았다. 자체적으로 시설 투자를 하는 기업에 도매대가 할인 등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게 핵심이다. ‘성공한 알뜰폰’으로 꼽히는 영국 버진모바일과 같은 사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버진모바일은 메가스토어, 아워프라이스, 베스트바이 등의 계열사와 브랜드 유통망 등을 공유하며 거대 알뜰폰 업체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