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S] 정남구의 경제 톡 CJ CGV 수상한 유상증자

[한겨레S] 정남구의 경제 톡 CJ CGV 수상한 유상증자

G 3 2252 0 0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씨지브이는 극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3887억원, 2021년 241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엔 768억원으로 적자가 크게 줄었다. 올해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주식을 산 주주들에게 유상증자는 뒤통수를 치는 일이었다. 씨지브이는 7월31일을 배정기준일(이날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신주 인수권을 준다는 뜻)로 하여, 기존 주식 4772만여주의 1.56배에 이르는 7470만주를 새로 발행해 사주조합원들에게 10%를 넘기고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 주식 1주당 1.4주씩 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5700억원으로 이 회사의 순자산 5272억원보다 많다. ‘제2의 창업’ 수준이다.

최대주주, 배정분 4분의 1만 인수



주가를 폭락시킨 방아쇠는 따로 있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면서 최대주주인 씨제이(CJ)가 신주인수권을 대거 포기한 것이다. 48.5%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씨제이가 지분대로 신주를 인수한다면 2488억원을 들여 3260만주(예정 발행가 7630원)를 인수해야 한다. 그러나 씨제이는 600억원어치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신주인수권을 포기(실권)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조차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 유상증자를 소액주주들이 기피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장회사는 주주 배정 증자를 할 때 신주 발행가액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개는 옛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의 산정 방식에 따라 기준주가를 정한 뒤,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한다. 씨지브이도 옛 규정에 따르되 할인율을 25%(실권주 일반 공모는 30%)로 하기로 했다. 씨제이의 실권은 싼값에 신주를 살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 그런 손해나는 일을 할까? 씨제이는 별도의 공정공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당사의 완전 자회사인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 현물출자를 통해 씨제이씨지브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약 4500억원 규모 예상).”


“씨지브이 주가 헐값 만들어놓고…”



씨지브이 주가는 폭락해 있고, 남은 것은 올리브네트웍스 기업가치 평가다. 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회장 일가가 4세로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는 데 ‘중추’가 됐던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4년 시스템통합(SI)업체인 씨제이시스템즈와 헬스·뷰티(H&B) 상점을 운영하는 유통업체 올리브영이 합병해 출범했다. 지분은 씨제이가 76.07%, 이재현 회장이 11.36%,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씨(현 씨제이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가 11.04%를 가졌다. 2015년 하반기에 이재현 회장이 지분을 넘기고, 2016년에 파워캐스트를 합병하면서 이선호씨 지분은 17.97%로 늘었다. 딸 이경후씨 지분율도 6.91%로 늘었다. 2019년 1월에는 올리브영을 다시 떼냈다. 이때 이선호씨는 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을 지주회사 격인 씨제이의 자사주와 바꿔 2.75%를 확보했다. 올리브네트웍스는 지분이 모두 씨제이에 넘어가, 경영권 승계에 더는 쓸모가 없는 회사가 돼 있다.

씨지브이는 현물출자하는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가치를 ‘4500억원 규모 예상’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씨제이그룹의 전산정보시스템 구축 및 관리를 맡고 있는 올리브네트웍스는 2022년 말 순자산가치가 1395억원이고,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은 평균 333억원이었다. 비슷한 업종의 삼성에스디에스(SDS)가 주식시장에서 주당 순이익의 9배에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따지면, 3천억원으로 볼 수 있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 대 2의 비율로 가중평균해 계산하는 상속증여세법의 비상장기업 가치 평가를 적용하면 2500억원가량 된다.

현물출자는 아직 이사회 결의를 거친 것이 아니다. 씨제이는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대표 김규식)은 6월29일 논평에서 “씨제이가 이사회 결의도 하지 않고 계획 검토 공시를 한 것은 씨지브이 주가는 헐값으로 만들어놓고 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는 부풀리는 방법으로 씨지브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또 3자 배정 유상증자는 상법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데, 주식 현물출자는 부채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깊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 

 

 

 

3 Comments
G 은밀한모략가 … 2023.07.16 09:40  

대주주가 포기했는데 직원들이라고 참여 할까

결국 실권주는 개미들이 다 받아주겠구만...

G 오잉아잉~ … 2023.07.16 12:03  

다 쓴 주식으로 퉁 치려고 하는 곳 자체가;

G [* 비회원 *] … 2023.07.16 13:04  
그냥 앞으로 몇년간 없는주식이라고 생각하고 일년에 한번 재무상황만 체크하면 됩니다.

물좋은곳에서 놀아야지